해외통신원 소식

베네치아 비엔날레 한국관 30주년 기념행사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4.05.10

베네치아 비엔날레 한국관 30주년 기념행사


이탈리아 베네치아 비엔날레는 1895년 시작됐으며 1986년 독립된 국가관이 없던 한국은 이탈리아관의 별관 일부를 배정받아 벽 한편에서 전시를 치렀다. 1993년 백남준이 독일관의 초빙 작가로 비엔날레에 참여해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면서 국내외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기 시작했다. 당시 백남준은 남북한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국가관 건립을 통해 예술로 정치적 긴장을 넘어서는 장을 만들자는 내용의 서신을 당시 베니스 시장에게 전했다고 한다. 1990년 독일 통일, 1991년 소련 붕괴 등 역사적 흐름과 맞물려 한국관의 건립 허가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관이 모여 있는 자르디니(Giardini) 공원 맨 구석진 곳 독일관, 일본관 사이 화장실 자리에 건축가 故 김석철(전 아키반도시건축연구원 대표)과 프랑코 만쿠조(전 베니스 건축대학교 교수)가 공동으로 설계해 1995년 처음 한국관이 지어졌다. 기존 수목과 지형을 해쳐서는 안 된다는 조건 아래 두 건축가는 유리와 금속을 주재료로 사용해 좁은 부지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다. 한국관은 공원 안에 UFO가 내려앉은 듯한 형상의 구불구불한 구조로 지어졌다. 기존 벽돌 건물을 유지하면서 원통형 유리 공간을 삽입해 외부로 열린 공간을 만들고 옥상층도 전시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건축면적 244㎡, 접지면적 235㎡, 연면적 249㎡에 달하는 한국관은 세 개의 전시장으로 구성됐다. 각각 직육면체와 정육면체, 반원형으로 구조와 형태를 달리해 일반적인 박스형 전시 공간과는 구분되는 특성을 갖는다. 이러한 한국관의 공간적 특징은 개관 이후 전시를 진행한 예술감독과 작가들로부터 전시 공간으로 취약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미술전과 건축전을 거듭해 전시 경험이 점차 축적되면서 한국관의 특수한 공간을 주어진 조건으로 받아들이고 다양한 구성과 실험을 통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 '모든 섬은 산이다' 전시회 - 출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홈페이지 >

 

이러한 역사 속에 2025년 베네치아 비엔날레 한국관은 건립 30주년을 맞이한다. 이를 축하하는 행사들이 올해부터 시작됐다. 지난 4월 19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정병국, 이하 예술위)가 한국관 건립 30주년 특별전시 '모든 섬은 산이다(Every Island is a Mountain)'를 공식 개막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정병국 위원장은 특별전시에 대해 "최근 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한국 미술 작가들을 제대로 알리고 한국 미술의 위상을 범세계적으로 보여 줄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베를린 국립미술관 큐레이터 안나 카타리나 게버스(Anna-Catharina Gebbers)는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에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훌륭한 작가가 많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전시 작품은 1995년 개관 당시 선보인 작품과 최근의 신작을 아우른다. 그런 점에서 전시회 제목인 '모든 섬은 산이다'는 예술을 통한 시공간의 연결을 상징한다. 섬과 섬이 마치 산맥처럼 해저 지형과 해양 생태계로 연결되듯, 고립된 개인의 삶과 예술이 결국 역사와 사회적 맥락에 연결돼 있음을 은유한다. 이런 주제는 한국관 건립의 산파 역할을 한 故 백남준의 예술철학에 생태적 상상력을 더해 고립된 개인과 분열된 사회를 연결하는 예술의 힘을 보여준다.


< 개막 전날 행사가 열린 몰타 기사단 수도원 - 출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홈페이지 >

 

개막 전날인 4월 18일에는 베네치아 몰타 기사단 수도원에서 예술위 주최로 개막 행사가 열렸다.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의 아트 디렉터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 휘트니 뮤지엄 관장 스캇 로스코프트, 샤르자 아트 파운데이션의 디렉터 후어 알 카시미, 국립현대미술관 김성희 관장, 이서현 리움미술관 운영위원장을 비롯한 세계 미술계의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 대거 모여 눈길을 끌었다. 또한 영국의 세계적인 조각가 안토니 곰리, 덴마크 아티스트 그룹 슈퍼플렉스, 프랑스의 대표적인 현대미술가 장 미셸 오토니엘 등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뿐만 아니라 곽훈, 강익중, 이형우, 김수자, 문경원, 전준호 등 역대 참여 작가를 비롯해 김홍희, 김선정, 안소연, 주은지, 윤재갑, 김승덕, 이영철 등 역대 예술감독과 국내 및 해외 미술 관계자 500여 명이 모여 베네치아의 중심에서 한국 미술에 대해 논하는 귀한 자리를 마련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홈페이지, https://www.arko.or.kr/board/view/4057?bid=557&cid=1807936




성명 : 백현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탈리아/피사 통신원]
약력 : 전) 뮤지컬 <시카고>, <스팸어랏>, <키스미 케이트>, <겨울 나그네>, <19 그리고 80>, <하드락 카페> 등 출연 한영 합작 뮤지컬 작, 연출 현) 이탈리아 Theatre No Theatre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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